잠자는 기프트 카드 '270억불'…소비자 43% 미사용 카드 보유
#. 어바인에 거주하는 S씨는 최근 회사 상사에게 메시지를 받았다. 업무상 급하게 필요하니 기프트 카드를 구매한 뒤에 온라인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일련번호를 찍어서 보내라는 것이었다. 지시대로 기프트 카드를 구매했지만, 어딘가 수상쩍어 상사에게 연락을 해봤고 마지막에 피싱 사기인 것을 깨달았다. 사기 피해를 보지는 않았지만 200달러어치 기프트 카드는 환불을 받을 수 없었고 현재는 처리하지 못해 골칫거리가 됐다. #. 라카냐다에 거주하는 P씨는 올해 생일에 500달러 상당의 기프트 카드를 선물로 받았다. 막상 사용할 때가 되니 난감했다. 평소에 본인이 이용하지 않는 업체의 기프트 카드였기 때문이다. 기프트 카드를 사용하려고 매장을 둘러봤지만, 마땅히 구매하고 싶은 상품을 못 찾았다. 소비자의 10명 중 4명 이상이 미사용 기프트 카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정보업체 뱅크레이트가 23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에 따르면 쓰지 않은 기프트 카드나 스토어 크레딧 등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한 비율은 43%에 달했다. 소비자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미사용 기프트 카드의 평균 가치는 244달러였다. 미사용 기프트 카드 총액은 270억 달러가 넘었다. 월마트나 스타벅스와 같은 대형 업체의 경우 미사용 기프트 카드 잔액이 10억 달러를 훌쩍 넘기는 것으로 추산됐다.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8세부터 43세 사이의 밀레니얼 세대가 보유 중인 미사용 기프트 카드 평균 액수는 332달러로 다른 세대에 비해 높았다. 44세와 59세 사이의 X세대(255달러)와 60세에서 78세 사이의 베이비부머(227달러)가 뒤를 이었다. 28세에서 27세 사이의 Z세대는 142달러로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기프트 카드가 소비자들의 ‘골칫거리’가 된 가장 큰 이유는 사용 제한 때문이다. 대부분의 기프트 카드는 발행한 매장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 온라인 매장도 이용 가능하지만 온라인에도 본인이 찾는 상품이 없으면 기프트 카드를 사용하기 쉽지 않다. 이러다 보니 기프트 카드의 존재 자체를 잊어버리는 소비자들도 많아지고 있다. 실제로 34%에 달하는 소비자는 기프트 카드를 사용하지 못해 손해를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사용하지 못한 이유는 ▶유효기간 만료(20%) ▶기프트 카드 분실(17%) ▶기프트 카드 발행 매장 폐업(12%) 등이 꼽혔다. 뱅크레이트의 테드 로스먼 선임 애널리스트는 “많은 사람이 기프트 카드를 지갑에 꽂아놓거나 서랍에 넣어놓고 존재 자체를 잊어버린다”라며 “기프트 카드는 받자마자 쓰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고 말했다. 원치 않는 기프트 카드라면 플랫폼을 통한 현금화도 가능하다. 카드캐시(CardCash), 레이즈(Raise), 기프트캐시(GiftCash)와 같은 기프트 카드 거래 전문 플랫폼을 이용하면 액면가의 70~88% 정도의 현금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현금화할 수 있는 금액은 기프트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매장이나 판매 시기에 따라서 달라진다. 전문가들은 기프트 카드를 최대로 현금화하려면 여러 사이트를 비교하고 이용자 평판이 좋은 업체를 고르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개인 거래 플랫폼을 이용할 경우 플랫폼에서 지급하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지만, 거래 위험성이 있어서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원희 기자카드 기프트 미사용 카드 미사용 기프트 기프트 카드